올해 마흔둘이다. 나이트 마지막으로 간 게 20대 후반이었나. 그 뒤로 한 번도 안 갔다. 솔직히 체력도 그렇고, 뭔가 "이 나이에 나이트?"라는 생각이 있었다. 근데 후배 녀석이 계속 꼬시더라. 형, 요즘 나이트 옛날이랑 달라요. 한 번만 가보세요.
반신반의했다. 근데 갔다. 그리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.
입구에서부터 의외였다
어린 애들만 있을 줄 알았다. 20대 초반 꼬마들 사이에서 아저씨 혼자 붕 뜨는 그림을 상상했다. 근데 아니었다. 입구에서부터 내 또래로 보이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. 정장 입은 40대, 캐주얼하게 온 30대 후반. 나만 나이 많은 게 아니었다. 이것만으로도 긴장이 좀 풀렸다.
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즐기는 모습
안에 들어가니까
조명 때문에 나이가 안 보인다. 이게 핵심이다. 밖에서는 40대 아저씨지만 안에서는 그냥 한 사람이다. 옆에서 같이 음악 듣고, 같이 고개 끄덕이고, 같이 어깨 흔들면 그게 전부다. 나이를 묻는 사람도 없고, 신경 쓰는 사람도 없었다.
오히려 40대가 유리한 게 있었다. 여유. 20대 때는 어떻게 보일까 신경 쓰느라 제대로 못 놀았다. 지금은 그런 거 없다. 그냥 음악이 좋으면 춤추고, 피곤하면 쉬고, 술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. 눈치 볼 게 없으니까 오히려 더 자유로웠다.
체력 걱정?
솔직히 걱정했다. 새벽까지 버틸 수 있을까. 결론부터 말하면, 생각보다 괜찮았다. 비결은 간단하다. 무리하지 않는 거다. 20대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플로어에 서 있을 필요 없다. 한 시간 놀고 바에서 쉬고. 이 리듬으로 가면 새벽 2시까지 충분히 버틴다.
그리고 하나 더. 술을 적당히 마시면 된다. 20대 때처럼 폭탄주 돌릴 필요 없다. 위스키 한 잔, 하이볼 한 잔. 이 정도면 기분 좋게 놀면서도 다음 날 멀쩡하다.
여유 있게 한 잔의 위스키
음악은 괜찮았냐고?
DJ가 세대를 잘 섞었다. 요즘 노래도 틀고, 2000년대 히트곡도 틀고. 갑자기 내가 20대 때 클럽에서 듣던 노래가 나오니까 소름이 돋더라. 주변 40대 형들이 동시에 "오!!" 하면서 일어났다. 그 순간 연대감 같은 게 느껴졌다. 웃기면서 감동적이었다.
동기들한테 말했다
월요일에 회사에서 동기들한테 슬쩍 얘기했다. "나 주말에 나이트 갔다 왔어." 반응이 재밌었다. "뭐? 미쳤어?" 그러다가 내 얘기 듣더니 "... 나도 가볼까?" 그러더라. 다음 주에 넷이서 가기로 했다.
40대라고 주저하는 사람들 있으면 이 말 해주고 싶다. 가보면 안다. 나이는 진짜 숫자일 뿐이다. 문 열고 들어가면 모두가 그냥 음악을 즐기는 사람이다. 40대든 50대든 상관없다. 몸이 움직이고 싶으면 움직이면 된다. 그게 전부다.
아, 그리고 다음 날 무릎이 좀 아팠다. 이건 나이 탓이 맞다. 근데 그래도 또 갈 거다.
40대 나이트 걱정되는 거?
편한 신발 필수. 구두 신으면 2시간 만에 발 죽어.
귀마개 하나 챙겨가면 다음 날 귀 안 먹먹해.
하이볼 위주로 마시면 숙취 적어. 폭탄주는 20대한테 양보!